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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하얀 어둠속을 걷다

Book & Movie

by 곰탱이루인 2009. 11. 2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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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필자는 이 작품을 박연석 작가님이 각색한다고 했을때 부터 기다려왔다. 사실상 참으로 난해하고 어려운 작품이기에 박연선 작가님의 특유의 해석이 잘 살아날지 기대반 걱정반으로 2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거 같다.
일단 영화를 본 소감을 한줄 요약하자면 오랜만에 영화가 진정 종합예술이란 걸 새삼 느끼게 해준 영화였다. 원작 소설 백야행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일본 드라마를 접할 기회가 몇번 있었는데 초반의 그 암울함, 우울함을 견디지 못하고 몇번을 중도 포기하다가 이 영화가 개봉하기 직전 우연치 않은 기회에 다시 도전 결국 끝까지 다 보게되었다.

잔인하도록 순수해서 더 없이 처절하게 살아갈수 밖에 없던 소년과 소녀이야기. 드라마를 보고 영화를 보면 사실 영화가 더 재미없어 질 수도 있다. 공을 들여 차곡차곡 감정을 쌓아가는 드라마와는 달리. 영화는 짧은 시간안에 많은 것을 보여주어야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가장 좋은 감정 전달은 대사에 있다. 상징과 적절한 대사.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잡는 것. 영화 백야행에서 느낀 그 각색의 묘미는 탄복에 감탄에 마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캐스팅이 좋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는 완벽한 화룡정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박연선 작가는 미호(손예진) 요한(고수) 만큼이나 형사 한동수(한석규) 캐릭터에 각별히 신경 쓰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존에 없던 에피소드들이나, 캐릭터, 그러한 장치들이 조금 더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한동수를 그려내는데 주력했다는 느낌이다.

다소 껄렁하고 거침없던 젊은 형사에서 지아와 요한 그리고 일련의 사건들을 겪고난 후,14년이 흐른 뒤 역광 너머로 비춰지던 배우 한석규가 표현한 한동수의 그 눈빛은 꿈에 나올까 무서웠다.ㅎㄷㄷ
그리고 착한 남자의 이유있는 변신. 사랑하는 미호를 위해 뭐든지 하는 남자인 요한을 보면 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인간을 증오했다는 천사 루시퍼가 떠오른다. 그의 더 없이 순수한 표정과 눈빛 그러면서도 자신의 유약함을 숨긴채 냉혹과 냉정을 유지하려는 모습, 고수의 연기력은 다른 남자 배우들을 긴장시킬것이라 장담한다.

마지막으로 이지아 이자, 유미호. 그리고 배우 손예진. 미호를 보면 미실이 떠오른다. 선덕여왕의 미실,역사 속에서의 미실, 팜므파탈이며 성공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한 여인이 떠오른다. 그리고  미실에게 사다함이 있었다면 미호에게 요한이 있는 것처럼 미실이 가장 사랑한 사다함과 이루어질 수 없었듯이 가장 사랑하는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는 두 사람.
물론 원작을 보지 않거나 드라마를 보지않고 봐도 무방하다 할 정도로 매끄럽고 고혹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하지만 원작이나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얼마나 공을 들여 각색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박연선 작가님의 가장 큰 매력은 디테일에 있다. 작은 동선 하나, 소품하나, 뭐 하나 버릴게 없다, 더불어 음울하면서도 아름다운 음악과 미장센,아마 한 번 본 것 만으로 그 디테일을 다 찾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  언급한 것과 발견한 것 모두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 태양이 높이 떠오르면, 그림자는 사라지는 거예요."
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사람이,
그림자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백야행.
그들이 그렇게 걷고 싶어하던
누군가에겐 흔하디 흔한 일상인
태양 아래를 걷는 것.

그들이 지나온 슬픈 어둠을 통해서.
지금 내 머리 위에 있는 태양을 소중함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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