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한나라당의 계륵인가?

18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이라고 칭함)가 불과 일주일 남았습니다. 지난 17대 선거에서도 공천개혁이니 정치판 물갈이를 위해 신인들을 공천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번 각 정당의 총선 후보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많은 잡음이 발생하고 공천과정에 불복해서 탈당을 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한 분들이 있습니다.

자신들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영호남에서 개혁공천을 위해 각 당의 중진들을 공천에서 제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으나 각 정당의 공천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개혁공천이라는 것보다는 밀실 공천에 가까운 모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당인 한나라당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다선, 고령인 의원들은 공천에서 탈락을 하는 반면에 이른바 "형님공천"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이상득 의원의 경우 공천 심사 초기에 공천이 확정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분이 말씀하시기로는 능력이 있다면 고령, 다선이더라도 공천이 될 수 있다는데(대통령의 친인척이라는 것을 제외하더라도) 탈락하신 다선, 고령의 의원들을 보면 수십년 동안 국회의원을 하거나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이며 능력이 있는 분들입니다.(아시다시피 많은 의원들이 법조인 혹은 교수 출신이 많더군요)
 
그리고 모 계파의원들은 많이 탈락해서 탈당을 해서 "친박연대" 혹은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공정하게 공천이 심사되었다고는 그들이 말하지만 지난 태백, 정선, 영월, 평창 선거구의 모 후보자처럼 추문을 일으킨 분도 공천을 주는 것을 보아서 과연  공천이 공정한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됩니다.(어느 분은 대선이 끝나면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반대파였던 계파들은 당연히 불이익을 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더군요)

결국은 자신을 따르는 의원들이나 공천후보자들이 공천에서 탈락하고 탈당을 하면서 박근혜 의원은 공천과정에 대해 반발을 하고 지역구에 내려갔습니다. 선거활동을 하면서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이나 수도권에서 예전처럼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달라지는 걸 느꼈는지 수도권 지역구에 출마 후보자들이 이상득의원에게 불출마를 요구하게 됩니다. 즉, 당내에서는 어떤 기류가 흐르는지 모르지만 지역구민들은 공천과정을 공정치 않다고 느끼며 영남지역에서는 "박근혜 죽이기"로까지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옛말에 사냥이 끝난 사냥개는 쓸모가 없다는 말처럼 대선에서 이긴 한나라당은 당내에서 많은 지지세력을 지닌 박근혜 계파를 축소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공천과정 동안에 한나라당 집행부(혹은 친이계파)와 일정수준의 선 긋기를 하던 박근혜 의원은 결국 공천이 확정되면서 건널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처럼 보여졌습니다.

사실 호남을 비롯해서 영남도 역시 한나라당(혹은 통합민주당)의 간판만 들고 나오면 후보자의 능력이든 도덕성이든 문제를 삼지 않고 당선이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공천= 당선이라는 공식아닌 공식이 생겨나겠습니까. 지난 17대 총선에서도 보다시피 "탄핵역풍"이 불어서 영남을 제외하고는 심각한 결과를 얻은 것이 한나라당이었습니다.

이번 총선이 시작하고 초기에는 박근혜 의원에게 전국적인 유세지원을 요구하지 않던 한나라당에서도 영남의 무소속 후보자들이 소속 후보자보다 지지율이 높고, 수도권에서도 안심할만한 상황이 되지 않자 박근혜 의원에게 손을 내밀게 됩니다.  그러나 박근혜 의원측은 절대 소속 지역구에서 벗어날 기색이 전혀 없는 듯 싶습니다. 아마 자신의 뺨을 때린 상대방에게 손을 내밀 수 는 없는 것처럼 박근혜 의원도 자신의 손발을 자른 집행부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거라 봅니다.

영남은 한나라당(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입니다. 한나라당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공화당에서부터 보면 영남에서 소속 의원들이 전부 당선이 되거나 일부 무소속 당선자들도 당선 후에는 입당을 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버린 현실입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여론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영남에서는 상당수의 무소속 후보자들이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선이 끝난 후에 마치 버림받은 것처럼 보인 박근혜 의원은 어떤 행동을 보여줄까요? 선거가 끝난 후에 당대표 경선에 나갈 것인지 앞으로의 발걸음이 궁금해집니다.


P.S  아....역시 그말을 잊은 거 같습니다......정치판에는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고요..자신들의 정치적이해에 따라서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분들도 많고 자신들이 비판한 분들을 시간이 지나면 그분들을 추종하거나 정치적 스승이라고 받드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