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라는 조금 눈길을 끄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 소설은 중화권에서 해리포터를 앞지르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대만작가 왕원화의 장편소설입니다.
제목만 봐서는 귀여니 스타일의 인터넷 소설인 줄 알았으나 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대만소설을 읽고난 후 나의 느낌은 만남과 헤어짐, 제 짝찾기의 어려움이라는 전 세계인들이 관심사이자 골칫거리인 사랑에 관한 주된 줄거리보다는 대만이라는 나라와 우리나라의 동질성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소설과 중국소설을 읽었을 때와는 다른 또 하나의 대한민국을 만난 느낌.
그들 또한 우리처럼 미국문화에 젖어있고(이는 같은 아시아국가인 중국와 일본이 미국을 대하는 자세와는 확연히 구별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이 대만과 한국은 반세기가 가까이 일본이란 나라에 합병된 식민지 역사를 가졌습니다) 국가는 발전하고 있지만 젊은이들은 실업과 고용불안에 허덕이고 있으며, 그게 아니면 회사라는 쳇바퀴에 묶여 시간의 흐름도 느끼지 못한 채 어쩔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요?
개인적으로는 내가 열광했던 '굿럭', '뷰티풀라이프' 등 의 일본 드라마를 그들도 어쩌면 열광하며 보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러한 동질성을 가진 국가의 신기할 정도로 우리와 비슷한 젊은이들. 이들과 이들의 국가에 나 또한 깊은 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면 조금 억지일까요?
다소 주제와는 벗어나지만 대만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은 우리와 같이 식민지였던 역사가 있고, 차가 유명하고, 도심지와 가까운 온천을 남녀노소 즐기며 장개석의 정치적 영향력이 불과 몇년 전까지 정치계에 미치고 있다는 등의 단편적인 지식이 제 머리 속을 돌아다녔습니다.
이런 지식들이 고스란히 책 속에서 그대로 재연되어 읽는 내내 '대만의 젊은이들은 양밍산에서 차를 마시며 데이트를 하고, 베이터우에서 온천을 즐기는구나. 혹은 '대만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보이는 맥도날드가 있다는 비사위항이라는 곳도 재밌겠군' 등 즐거운 여행계획을 짜며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을 평가한다면, 문학성이나 뒷부분이 궁금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소설의 치밀함 혹은 기발함 등 에는 그리 큰 점수를 줄 수 없습니다. 시간때우기 작품이라는 악평까지 할 수 있지만 대만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고 싶고, 그 나라 젊은이들의 생각과 그들이 열광하는 문화가 궁금하다면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추가로 항상 연애라는 걸 할때마다 이 순간이 서로에게 마지막 사랑이 되길 바라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건 이루어지기 어려운 바램이기도 합니다. 사랑해서 결혼이라는 과정으로 가지만 중간에 이혼이란 고난이 닥쳐올 때 서로를 격려하면서 해결하지 못 한다면 서로에게 "마지막 사랑"이라는 건 이루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노부부의 가장 큰 바램이라면 서로 같은 날 눈 감는게 아닐까요? 하지만 제 마음은 남아 있는 상대방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더 바랍니다.
전 끝에서 두번째 여자보다는 지금 이 순간 사랑을 줄 분이 필요하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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