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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색을 드러낸 김춘추, 선덕여왕에 재미를 더하다

혼자만의 잡담

by 곰탱이루인 2009. 10. 1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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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 저쪽에 떡밥을 던지고 다니던 춘추가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그야말로 내재되어 있던 다크포스가 아낌없이 분출됐던 에피소드라, 전반적인 활약은 춘추가 다 하고 돌아다니고 있어요. 덕만네는 춘추의 속을 알 수 없어 이리저리 추측만 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춘추의 떡밥에 휩쓸려 본의아니게 데미지를 받고 있습니다. 분명 이야기만 봤을 때는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였어요.

저번 주에 춘추는 황실사람들과 조정중신들 뿐만 아니라, 미실까지도 충격을 받을만한 발언을 하며 한바탕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발언이 대체 어떤 꿍꿍이에서 나왔는지 그 배경을 추측하는 데에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굴렸지요. 사실 이 아이의 움직임은, 여러모로 상상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즐거운 것도 사실인데 일단 오늘 이야기로 봐서는 일전에 추측했던 시안 중 하나와 맞아떨어지는 듯 합니다.
거기에 나름 또 깊은 속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상태로 봐서는 그 목적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여기서 한 번의 위기 혹은 생각지 못한 변수가 찾아오고, 춘추는 그 상황에서 또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지요. 그래도 이번에 보여준 그의 움직임은, 극중의 '김춘추'라는 인물을 새롭게 구축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데에 성공한 듯 보입니다. 어느 정도 자기주변도 만들고 있고, 데미지 줄 곳도 충분히 주고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이번 춘추의 움직임은 극을 활발하게 만드는 데에 좋은 효과를 준 것 같습니다. 같은 뉴커머로서 요즘 좀 다크포스를 슬슬 풍기며 뒤에서 활약 중인 비담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비중이 좋아요. 물론 이 아이가 한 가지 간과한 점이 있기 때문에 곧바로 그 장애에 부딪치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아마 또 거기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에 좀 흥미롭게 보고 있는 인물입니다. 거기다 이번 방송분에서는 남들은 준비하는데 몇 달 걸린다는 일을 한번에 마무리하며 여러 사람들의 뒷통수를 시원하게 내리치는 쾌거까지 이루더군요. 확실히 춘추가 수면 아래 있다가 움직이기 시작하니 극에도 활기가 생긴 느낌이 드네요.
미실 같은 경우는, 본인이 태어난 환경의 틀에 묶여 그야말로 작은 우물 속에서 능력을 발휘하던 인물입니다. 거기에서 저 먼 사막에서 '고정관념 따위 버려!'의 인생을 살아온 덕만이 나타나 그녀를 쿡쿡 찔러대고, 또 저 먼 나라에서 유학까지 하며 식견을 넓혔다는 춘추가 나타나 충격적인 짓을 하고 있으니 미실로서는 컬쳐쇼크가 보통이 아니었을 테지요. 나름 머리도 좋고 통찰력도 뛰어난 그녀가, 유난히 덕만과 춘추의 뒷통수 공격에 무력했던 건 이런 정신적인 데미지가 더 큰 탓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나타난 비담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줬을 거고요.

전에 본인이 언급한대로 '내가 버려놓고 이용할 수는 없다'는 나름 아들에 대한 모성애도 분명 있을테고, 이 나이에 여러모로 충격받고 있는 이 일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비담을 다시 찾을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예상을 하기 시작하니, 얼마 전까지 '비담의 난'으로 가기까지의 과정을 상상해뒀던 제 나름의 스토리라인이 또 흔들리고 있습니다.

비담은 덕만을 왕으로 만들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한 상태입니다. 아주 잠깐 자기 것에 대한 욕심을 낸 적도 있지만, 그 욕심의 주체가 다른 쪽으로 옮겨가며 다른 길을 걷게 된 케이스가 바로 비담입니다. 요즘 춘추가 돌아다니기 시작하며 위치가 좀 애매해진 감이 없지는 않지만, 비담  역시 춘추와 마찬가지로 언제든간에 판을 뒤집어엎을 인물이에요. 사실 그래서 좀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있고요. 지금은 계속 뒷골목에서 어둠의 관계들만 만들어가고, 춘추와는 좀 애매하면서 흥미로운 콤비네이션을 유지하고 있는데 오늘 분으로 또 다른 길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아마 비담의 어머니에 대한 감정은 미실 못지 않게 복잡할 겁니다. "당신이 버린 아들이, 당신의 반대 편에 서서 어떻게 훌륭하게 일하는지 똑똑히 지켜봐!'라는 반항심과 증오심이 2/3 가량이고 나머지 1/3은 어머니에 대한 본능적인 애정과 어릴 적부터 상실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게 분명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두 모자의 그 미묘한 투샷을 보고 있자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근들어 미실이 좀 약해진 기미가 있어서인지, 극중에서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그녀를 원하는 목소리가 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주인공 측과 반대파 측이 으르렁대는 구조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드라마라면, 그 반대파 측이 좀 강해줘야 주인공 측도 그걸 넘어서든 무너뜨리든 할 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줄 수 있으니 그런 요구사항은 당연한 거겠죠. 미실의 매력 때문도 있을 거고. 그러고보면 제일 긴장감이 팽팽했던 게 '일식 에피소드'였는데, 그 때는 한창 미실이 머리쓰며 좀 강할 때고 덕만도 머리 쓰기 시작하며 앞으로 나서기 시작한 때라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진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주요인물들의 그런 팽팽한 접점이 극을 더 긴장감있게 만들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코털 뽑히고 뒤통수 맞느라 한동안 고생한 미실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패기는 넘쳐도 아직 미숙하기 짝이 없는 인물들이 미실을 통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그나마 미실의 한계를 든다면 '사회적인 틀, 환경의 요인'이라는 범주 속에 그것들이 있었는데, 화랑세기에서는 설원공과 함께 상당히 로맨틱한 죽음을 맞이했는데, 이미 기록이고 뭐고 저 멀리 날아가버린 극중의 그녀는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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