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필립 퍼킨스의 "사진강의 노트"

Book & Movie

by 곰탱이루인 2009. 10. 15. 07:55

본문

반응형
사진강의 노트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지은이 (눈빛, 2005년)
상세보기

사진에 취미를 갖게 되면서 좀 더 좋은 사진을 찍고자 사진, 혹은 카메라, 후보정에 관한 책을 찾아보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은 많지만 일부러 그 책들을 찾아보지 않더라도 메뉴얼을 꼼꼼히 읽어보거나 사진을 수 천장쯤 찍어보면 기술적인 것들은 어느 정도 터득할 수 있게 됩니다.


어느덧 처음으로 구입한 DSLR은 좀 더 기능이 좋은 제품으로 변경(기변)했고 렌즈도 몇 차례 사고 팔면서 카메라로 찍은 사진 수가 만장을 넘고, 2만장도 훌쩍 넘어버리니 대략 어떻게 하면 초보시절보다 좀 더 나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감이 오게 됩니다. 물론 그런 감이 오더라도 찍고 난 후 결과물을 보면 여전히 부족한 것이 보이더군요. 때론 시간에 쫓겨 급하게 셔터를 누른 적도 있구요.

사진: 사진은 눈으로 보이는 것을 있는 그대로 찍어내는 것
"사진강의 노트"라는 제목보다는 "사진과 삶에 관한 단상"이라는 부제가 더욱 맘에 들었다. 어쩌면 이 책을 통해 그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들어가는 말에서 "이 책의 내용은 어떤 입장을 옹호하거나 사진 개념과 기술을 완벽하게 설명하지는 않는다"(p.7)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보고자 했던 것이다.

그의 책에 따르면, 있는 그대로를 담아낸다는 것에 대한 정의가 명확히 내려지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 : 빛, 공간, 거리 사이의 관계, 공기, 울림, 리듬, 질감, 운동의 형태, 명암, 사물 그 자체, 이들이 나중에 무엇을 의미하든 아직은 사회적이지도, 정치적이지도, 성적이지도 않다. 

이름을 주지도, 상표를 붙이지도, 재 보지도, 좋아하지도, 증오하지도, 기억하지도, 탐하지도 마라. 그저 바라만 보아라. 이것이 가장 힘든 일이다. 그러나 그저 보이는 게 찍힐 뿐이다. 카메라는 파인더 안에 보이는 사물의 표면에 반사된 빛을 기록할 뿐이다. 그것이 전부다. (p19~20)

그는 사진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 고민하기 전에 그저 바라보라고 말합니다. 5분동안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저 사물을 응시하라고 말하지만 사실 5분 동안 사물을 그저 바라보는 게 말로는 참 쉬운 방법 같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더더구나 움직이지 않는 사물이라면 괜찮지만 언제 어디로 움직일 지 모르는 대상을 지켜본다는 건 어렵죠.

자신이 표현하고자 한 것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면 무언가 부족함이 느껴지는 사진이 돼 버리는 것이다. 난 늘 실물보다 예뻐 보이는 사진을 찍고 싶었고, 아무것도 아닌 사물이지만 무슨 이야기든 만들어주고 싶어했는데 사람에겐 한계가 있어서 늘 새로운 감정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게 쉽지 않더군요. 처음 그것을 사진에 담아냈을 때는 반짝반짝 빛나 보였겠지만, 몇 번 담아내다보면 별로 새로울 것도 없고 그래서 식상해 보였을 것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사진을 배우려고 하는 학생이나 이제 사진을 가르치려는 사람에게 들려주는 사진강의 노트로, 필립 퍼키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이야기만 하고 있어요. 그저 "보이는 것을 찍어내기. 어떤 조잡한 장비나 기술로 더 나아보이게 조작하지 말고, 보이는 그대로 찍어내라"고 말하고 있어요.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