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 사랑의 감정은 몹시 달콤하기도 하고 우리는 그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 그 혹은 그녀와 함께 있을 때면 무엇을 하든지 행복하고 어디를 가든지 그와 함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그 추억이 즐겁게 느껴진다. 이렇게 우리는 사랑이라는 감정 하에 행복을 느끼지만, 사랑의 감정이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이별이라는 것이 존재하듯이, 사랑 또한 이별이 존재한다. 언제까지나 행복할 것만 같았던 사랑은 그렇게 이별을 맞이하고 사랑했던 사람은 과거형으로나마 추억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나 또한 상대방의 과거 속의 추억의 대상이 되고 가끔 추억을 되새길 때 등장하는 과거의 사람이 되어버린다.
영화 <애프터 러브>는 이렇게 사랑 끝에 온 이별 또는 그들의 관계에 주목을 한다.
영화의 첫 시작은 여러 커플의 사랑했던 순간이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면서 둘만의 세상을 구축해 나간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곧 이별이 찾아오게 된다. 사랑했던 아내와 이혼한 후에 자유롭게 살아가는 남자, 매일 부부싸움만 하다가 이혼을 결심한 부부, 외교관 여자친구가 뉴질랜드로 파견되면서 그녀와 이별해야 하는 남자, 자신의 옛 애인을 우연히 만나게 된 결혼을 앞둔 한 여자 등등. 영화는 이렇게 대략 여섯 커플의 모습을 '이별'이라는 소재를 이용하면서 교차하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물론 여섯커플이 나오는 것 만큼 영화는 가끔 정신이 없기도 한다. 익숙한 배우가 없는 영화인만큼 영화의 초반부는 무척이나 정신이 없고 이들이 어떤 에피소드에 나오는 인물인지 매치가 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가 전개되다 보면 에피소드와 인물들을 매치시키는 것이 가능해지고, 그 순간부터 우리는 이들의 사랑을 열심히 지켜보게 된다.
여러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옴니버스식 영화의 장점이란 바로 영화 속에서 여러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이고, 그들의 연관성을 찾을 때면 또 다른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인데 그 즐거움은 이 영화 속에서도 똑같이 존재한다. 영화가 다루고 있는 것은 '이별'이지만 영화의 분위기는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
그 이유는 바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이별의 쓸쓸함'을 다루기 보다는 '이별 후에 더 굳어지게 되는 사랑'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인물들은 이별 속에서 더 큰 희망을 찾아내고 그들의 사랑은 점차 단단해진다. 이별은 이들의 종결점이 아니라 중간에 거쳐가는 단계가 되고, 커플들은 각기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이별을 토대로 얻어낸 그들의 감정은 사랑-이별 혹은 갈등 뒤에 덧붙여지는 감정이 되고, 이를 다루는 영화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유쾌하고 따뜻한 분위기다. 그 예로 영화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였던 여행사 직원 - 외교관 커플의 이야기를 들 수 있는데 이들은 여자의 파견근무로 인해 지리적으로 이별을 맞이하게 되지만 이들은 계속해서 서로를 그리워하고 웹캠을 통해 사랑을 키워나간다. 처음에는 그 순간도 무척이나 즐겁지만, 이들은 한계를 맞이하게 되고 관계를 끝낼 위기에 처하지만 서로의 일보다 사랑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재회를 하며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사랑의 감정은 불타오르는 것처럼 순식간이고 정열적이지만, 그 감정이 계속해서 유지되지는 않는 것만큼 확 식어버릴 때도 있다. 그 때 상대편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 사랑을 끝내버리겠다고 마음을 먹을 수도 있을 것이고, 혹은 이 순간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 순간을 잘 이겨낸 이들에게 사랑은 더더욱 단단해질 수도 있지만 ,후에 또 다른 이별의 순간이 찾아올 지도 모른다.
하지만 헤어지는 것이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이별은 마냥 쓸쓸하지만은 않다. 물론 그 순간에는 무척이나 슬프고, 사랑이 끝났음에 무기력한 감정을 느끼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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