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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관객모독"- 관객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 작품

혼자만의 잡담

by 곰탱이루인 2009. 4. 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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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다음 직원분이 전화를 주셔서 연극 "관객모독"에 여러 티스토리 블로거를 초청해서 관람하게 해준다고 해서 냉큼 어제(1일) 다녀왔습니다. 물론 연극 시작시간이 조금 남아서 비프리 박님을 만나서 카메라 가방을 주고 대학로로 향했습니다.

일단 이 "관객모독"이란 작품은 피터 한트케라는 독일 작가를 유명작가로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는 77년에 첫 공연이 이뤄진 후 지금까지 약 30여년 동안 공연된 작품이네요. "관객모독"에 대한 작품 설명은 다음 링크된 곳에서 찾아보시면 될 겁니다.


알다시피 연극은 무대라는 공간에서 배우가 짜여진 대본에 의해 공연을 하는 작품입니다. 즉, 관객은 배우가 무대라는 공간에서 벌이는 연기를 단순히 방관자적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나 "관객모독"은 이런 일반적인 틀을 깨버리고 관객을 다른 출연배우처럼 작품에 관여시키게 됩니다.
어제 보고 온 작품을 예로 들면, 몇 몇 관객을 대사 중에 나오는 단어에 비유한다거나 관객을 무대 위로 끌어올려 연기를 하기도 합니다.

공연 전 촬영한 사

"관객모독"을 크게 1부~3부로 나눈다면 1부는 배우가 펼치는 공연을 바라보는 관객이 아닌, 오히려 배우에 의해 관객이 반응을 보이게 만드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뭐랄까 "관객모독"이란 작품은 쉽게 말하면 언어적 유희에 의해서 진행되는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배우들의 대사를 들어보면 대학시절 전공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이 얼핏 생각나게 만들더군요.

4명의 배우가 내뱉는 언어적 유희(배우끼리 서로 주고받는 대사를 통해서)로 인해서 관객들은 작품에 참여하기도 하고 배우가 펼치는 연기에 호응하기도 합니다.  즉, 제가 임의로 공연 내용을 1~3부로 나눈 부분을 보면 1부와 3부는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독설(혹은 모욕적인 언행)을 통해서 모독을 하고, 2부는 일상적인 작품 공연 과정을 보여주면서 무대감독에 의해 조정되는 감정의 변화나 연극 전개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2부에서는 "발전-전개-위기-절정-결말" 이르는 연극 작품의 진행과정을 통해서 어떤 방식으로 배우들이 감정이나 동선을 설정하는지 보여주게 됩니다.

배우들의 대사들은 상당부분이 연극론이나 연기론과 같은 연극에 관련된 내용들입니다. 물론 작품의 끝 부분에는 배우들이 내 뱉는 독설(사회현실이나 인간의 비윤리적인 행위 등에 관한)을 통해서 관객을 모독하게 됩니다. 하지만 배우의 대사에 나오는 것처럼 "모독은 배우와 관객과의 소통을 위한 도구"입니다. 

철저히 제 3자의 입장에서 무대 위의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를 보던 관객들을 이제 연극 무대 위로 끌여들이는 수단이 바로 관객들에게 퍼부어지는 모독(혹은 모욕)인 것입니다. 상당수 연극 작품들이 잘 짜여진 대본에 의해 진행되는 것에 비해서 "관객모독"은 관객들이 얼마나 작품에 참여하고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작품 전개방향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공연 시간 동안 웃었더니 시간이 금새 지났네요. 다만 배우들이 내 뱉는 대사들을 그냥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배우들의 입을 통해 관객에게 독설이 내뱉어지지만 그것은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작은 화두가 아닌가 합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이 계절이 가기 전에 꼭 봐야 할 연극]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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