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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 대운하를 해서는 안 되는 이유

혼자만의 잡담

by 곰탱이루인 2008. 1. 1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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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된 것이 "경부 대운하"였습니다. 다른 선거 공약은 이슈가 될만한 것은 없었고 단지 "경부 대운하"에 대한 찬반 논란이 심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대선이 끝난 후에 어느 분의 말씀처럼 "그분이 하는 거니깐 성공할 것이다."라는 맹랑한 찬성 측의 이유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한번도 국토내에 운하를 가져본 적이 없는 우리는 찬반 논란이 어느 대규모 건설 사업보다 심각합니다. 민간 업자가 추진하는 것이 아닌 정부가 직접적으로 추진하는 (60년대의 경부고속도로처럼)대운하가 성공하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로 과연 시대적으로 "경부 대운하"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입니다.  운하는 철도-도로망이 열악할 때 보조기능은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세계 대공황 무렵부터 시작된 미국, 독일 등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런 국가들이 운하를 설립할 당시의 모습을 보면 지금처럼 전국적으로 도로망이 확충되거나 철도망이 발달되었던 시절이 아닙니다. 지금 그들 국가에서 운하는 물류업계 측면에서 호황이 아니라 사양산업으로 분류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며칠전의 100분 토론에 나온 찬성측의 주장대로라면 빨리 운송할 제품이 아니라면 운하를 이용해서 겨우 몇 백개를 실을 수 있는 배를 통해 천천히 운송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논리라면 천천히 보낼 거라면 인천에서 수만개를 실을 수 있는 배를 이용해서 바다로 운송하는 것이 시간적으로도 비슷하지만 더 많은 물류를 운송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운하는 시기적으로 불필요하다고 봅니다.

두번째는 지리적 여건, 혹은 한강과 낙동강의 수량(水量)적인 측면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어느 강을 보더라도 하류에는 강폭이 넓고 수량도 계절에 상관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강의 상류 지역에는 갈수기인 겨울철에는 거의 강으로 불리기보다는 개천이라고 할 만한 수량과 퇴적된 토양으로 인해 강폭 역시 좁은 편입니다. 그리고 한반도는 다른 운하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들보다 산악지형이라서 여름철의 장마철에는 홍수주의보가 수차례 내려지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해야 하는데 소백산맥을 환경적 피해를 최소한으로 해서 어떻게 넘을 것인지도 문제입니다. 아시다시피  평탄한 하류지역보다는 산악지형의 하천에는 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확실하다고 봅니다. 겨울철에는 메마르다시피한 상류지역이지만 여름철의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 넘칠듯한 수량의 차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세번째는 운하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논란입니다. 운하를 건설할려면 자연적인 하천을 따라 건설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하천의 직선화를 지향할거라 생각합니다. 100% 자연하천을 이용한 운하보다는 하천의 직선화를 통해 운하의 실질적인 거리가 줄어들거라 봅니다. 이럴 경우 기존의 하천보다 새로이 땅을 파서 직선화를 해야 할텐데 이럴 경우 건설예산이 늘어날거라 봅니다. 그리고 산악 지대인 경우에도 터널을 뚫어야 하며 물이 부족한 산악지대에 수량을 조절하는 문제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어느 분은 단지 물류 운송적인 측면과 함께 관광적인 측면도 있다고 했습니다. 단 서너시간이면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지금 24~48시간이 걸리는 운하를 이용할려는 분들이 있을까요? 물론 초기에는 호기심으로 운하를 통한 관광을 이용하겠지만 타 국가에 비해서 운하에 인접한 지역에 볼만한 것이 있을까요?  한강지역에는 러브호텔과 음식점들이 밀집하였고 그나마 볼만한 산악지대에는 터널을 이용해서 (터널만 십여 Km인데 어둠컴컴한 곳에 뭐 볼게 있을까요?)경상도 지역으로 갈 겁니다. 또한 경상도 지역 역시 볼만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강 주변에는 농촌지대가 많거나 산업단지일텐데 그걸 볼려고 며칠씩 배타고 구경할만한 분들이 있을까요?

네번째는 운하를 이용할  물동량에 대한 논란입니다. 운하가 활성화 되려면 물동량이 풍부해야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독일의 운하를 운행하는 배들을 보면 컨테이너 선도 있지만  철광석, 석탄 같은 비포장 화물(bulk 화물)이 더 많이 보입니다.  컨테이너의 경우 운송할 만큼의 수량이 되어야 하기에 대기하는 시간이 많은 반면에 비포장화물일 경우 그런 대기시간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도로나 철도를 이용하면 5시간이면 될 거리를 수십 시간씩 걸려서 부산까지 운송할 사업자들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천천히 가야할 물류라면 운하를 이용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 거면 운하랑 비슷한 시간이 걸리면서 그 몇배나 많은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대규모 컨테이너선을 이용한 부산~인천간 운송수단이 더 나을거라고 봅니다.

다섯번째는 과반수에 가까운 분들이 이명박 당선자를 지지했다고 해서 경부 운하 건설까지 찬성한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이번 대선에서 선거를 한 분들은 전체 유권자의 60 %를 조금 넘은 수준이며 그 60%의 절반이라고 해도 전체 유권자의 30%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전체 유권자의 절반이 반대를 하고 전체 국민으로 본다면 3~40 %의 지지를 받았을 뿐입니다. 그런데 몇몇 분들은 전체 유권자의 절반에 가까운 지지율로 당선했다고 전체 국민들의 절반이 "경부 대운하"를 찬성하는 걸로 오도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당선자에게 투표를 한 것이 어떻게 "경부 대운하"를 찬성하는 국민들의 마음이라고 보시는 것인지요? 그렇게 본다면 노무현 대통령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서 한 여러가지 정책들을 비판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 봅니다. 즉, 지지율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정책에 찬성하는 것은 절대 다르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대운하 건설을 통한 청년 실업자 감소에 대한 논란입니다.   대운하 찬성하는 측에 따르면 임기내에 완공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럼 불과 착공에서 완공에 걸리는 시간은 불과 4년 정도입니다.(설계나 기타 제반사항 등으로 인한 기간을 1년으로 보고)

지금 청년 실업자의 수가 백만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운하 건설시에 이들이 참여할만한 직종은 건설분야가 절대 다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말이 건설분야의 취업인구가 늘거라 예상하지만 그것도 대운하가 완공이 되면 거의 필요가 없는 일회성 취업이라고 봅니다. 어느 분의 주장처럼 불과 3~4년 걸리는 공사장에 삽질하러 갈 분들은 별로 없고 그 자리도 우리나라 청년들이 아닌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 분들(불법 체류자든지)이 대다수 차지하리라 보고 있습니다.  몇년 전부터 건설분야의 임금 상승률은 거의 제자리 걸음이며 일용 노동자들은 불법 체류자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운하를 완공한다면 운하에 인접한 지역에는 건설 붐이 일어나리라 예상됩니다.  러브호텔, 음식점, 별장이나 전원주택 건설 효과 등이 생기리라 생각됩니다. 우스개 말로 러브호텔이나 음식점에서 일할 분들만 따져도 백만이 될거라고 예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벌써부터 경부 운하가 지나갈 예상 지역으로 토지를 매입하는 투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경부 운하가 이명박 당선자의 최대 공약인 것은 확실합니다. 본인이 내세운 공약이라면 이뤄야하지만 그 공약이 현실적으로 불합리하다면 추진하는 것을 미뤄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건설을 추진하는 것보다 국민투표를 통한 건설 여부를 국민들에게 묻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정치인들은 추진한 정책으로 몇년동안 보내면 되지만 그 후에 모든 것은 국민들이 감수해야 하는 것이기에 이런 대규모 건설에는 절대적으로 국민들의 의사를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관련 글:   [세상의 이슈] - "한반도 대운하"에 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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