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영웅을 만날 수 있는 "적벽대전"

삼국지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을 고른다고 한다면 아무래도 "적벽대전"이 아닐까 합니다. 거의 망해가는 유비가 손권과 동맹을 맺어서 겨우 되살아날 수 있는 상황에서 조조는 그 싹을 밟아버릴려고 수 많은 병력을 이끌고 적벽이란 곳에서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이 적벽대전 부분은 너무나 유명해서 판소리로도 불려져서 판소리 다섯마당(혹자는 변강쇠전-가루지기-포함해서 여섯마당으로 분류하기도)으로 손꼽히는 부분입니다. 이 글에는 약간의 스포일러성이 있기에 약간 고려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오우삼의 "적벽대전"에서 드러나는 삼국지의 여러 영웅들(조조나 유비, 손권을 비롯한 조자룡, 관우, 장비, 주유 등)의 모습들은 기존의 삼국지 소설에서 보는 것과 조금 다른 모습으로 설정된 캐릭터를 보여주더군요. 소교라는 여인(주유와 혼인한 여인으로 나옴)에게 집착해서 전쟁을 일으킨 것으로 나오는 조조, 전쟁터에서도 짚신을 만들고 좀 유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유비, 좀 우유부단하지만 결단성을 보여주는 손권, 특히나 장비의 모습은 영화 중간중간에 웃음을 짓게 만드는 한 요소가 됩니다.

당시 삼국지 시대의 전투모습을 그린 그림

오우삼 감독의 다른 영화에서처럼 첫 부분에서부터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아~"라는 감탄사를 내뱉게 만드는 그 무엇인가가 그의 영화에는 있는 거 같습니다. 어제 다녀온 시사회에서는 음향부분에서 작은 실수가 있어서 관람객을 웃음짓게 만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알다시피 오우삼 감독의 영화에서는 흰 비둘기가 빠짐없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번 적벽대전에서도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흰 비둘기가 나와서 역시 오우삼감독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조조에게 패해서 이젠 망해가는 유비군을 위해서 제갈공명(제갈량)은 강동의 손권에게 동맹을 맺기 위해 가게 되는데 그 곳에는 평화로운 현실에 안주하는 세력과 언젠가는 싸울 조조이기에 전쟁을 원하는 세력이 있습니다. 손권의 대표적인 충신이라 할 주유를 만나서 그를 설득해야 할 목적이있는 공명은 주유에게 자신이 온 이유를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서 돌아가게 됩니다. 어느 삼국지 사본에서는 나중에 주유와 공명이 동맹이 깨진 후에 서로 싸우게 되는 것을 아쉬워 하는 장면이 담겨져 있기도 합니다.

"적벽대전"에서 기습할려는 조조군의 기마대를 맞이해서  제갈공명과 주유가 실시한 전략은 팔괘진이라는 중국무협지에 자주 나오는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거북이를 보고 공명과 주유가 생각한 것인데 이 부분이 영화에서 가장 짜릿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합니다. 수 많은 출연진들이 유기적으로 하나의 진을 만드는 걸 보면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더라구요.

악기를 통해 서로의 심정을 이해하는 두 영웅

사실 "적벽대전"을 남성들이 좋아하는 전쟁영화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속에 나오는 수 많은 영웅들(특히 전 조자룡의 모습에 반했습니다)이 소설 책 속의 딱딱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코믹한 모습으로 그려져서 더욱 친근감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여름철이라 공포영화가 주로 개봉될 상황이지만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은 그 웅장함으로 여러분들을 압도할 거라 생각합니다. 전쟁영화를 좋아한다면 전쟁영화추천을 드리며 또다른 시각의 삼국지를 원하신다면 이 영화를 보셔도 될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삼국지 첫 장면부터 끝장면까지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아시고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