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공보물 쓰레기로 변신하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불과 2일 남았습니다. 공식 선거유세 기간은 내일 자정까지라고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서 국회의원, 각종 지방의회나 자치단체장들의 선거기간만 되면 어김없이 후보자들의 공약집이나 홍보물이 우편으로 집으로 배달이 됩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무려 12명이나 되는 후보들로 인해서 선거를 알려주는 투표 안내문과 함께 12명의 후보들의 홍보물들이 담겨진 우편물이 배달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집을 나가면서 계단 부근에 버려진 후보들의 홍보물들이 눈에 띄더군요.

제가 사는 동네가 아파트 단지와 일반 주택, 다가구 주택들이 혼합된 곳이라서 우편물이 잘 못 배달이 되는 경우가 (전혀 모르는 분의 우편물이 오거나 오래 전에 이사간 분의 우편물이 배달되거나) 많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 공보물도 역시 잘못 배달된 경우가 많아서인지 우편함에 그대로인 곳이 몇 군데나 있더군요.

계단에 버려진 대통령 선거공보물

앞으로 지금 사용되고 있는 주소체계가 바뀌므로 더욱 잘못 배달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입니다.  아파트의 경우에야 단지명, 혹은 아파트의 브랜드와 동과 몇 호인지만 알면 배달이 잘 못될 확률이 낮아집니다. 하지만 다가구 주택이나 단독주택지일 경우 잘 못 배달될 확률이 높습니다.  

제게 배달된 선거공보물의 주소란에 번지까지만 기재가 되어있습니다

다가구 주택이 밀집된 곳에 사는 저에게 배달이 된 선거 공보물을 보는 순간 번지수만 기재가 되어있고 몇 호인지 기재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위의 사진 참고하면) 알고보니 현행법에서는 다가구 주택의 경우에는 호수를 기재할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더군요.  주민등록상의 주소가 고스란히 선거인명부의 주소로 작성된다는 이유에서 법에서 그렇게 정한 거 같습니다.

따라서 선거공보물은 다가구 주택의 경우 각 호수에 전달이 되지 않고 주로 1층의 각 가구의 우편함에 넣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다가구 주택의 경우에는 우편함의 크기가 아파트에 비해서 작기 때문에 선거공보물과 같이 크기가 큰 우편물의 경우에는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서 무질서하게 바닥에 떨어져 있거나 우편함 위 작은 공간에 놓여지게 됩니다. 이럴 경우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는 노인분들이 모르고 수거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담당하는 분께서는 각종 고지서가 각 가정으로 배달이 되는 세상인데 설마 선거 공보물이 잘 못 배달이 되거나 중간에서 분실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읽히지도 않거나 쓰레기 취급을 받으면서 버려지는 선거용 홍보물을 보니깐 너무 낭비하는 측면이 강한 거 같습니다.

대통령 선거 뿐만 아니라 각종 지방선거나 국회 의원 선거를 포함하면 그 비용은 천문학적인 액수가 될 거 같습니다. 예전의 어느 정당에서는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나서 홍보물을 제작한 회사가 그 제작 비용을 달라고 청구하니깐 지불할 돈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즉, 선거철에는 수십장의 홍보물을 제작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그 비용조차 없는 정당에서 지불할 여력이 안 되면서 무조건 제작하고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을 가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