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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박한 삶을 살아가는 "울릉도 상호 할아버지"

혼자만의 잡담

by 곰탱이루인 2009. 12. 1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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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스포츠 중계를 즐겨 보는 편이지만 최근에는 늦은 밤에 방송되는 다큐멘터리를 자주 보게 됩니다. 손석희 교수가 해설을 맡은 프로그램도 기억에 남고 어제 밤에 방송된 mbc 특집다큐멘터리인 "상호 할아버지"도 재밌게 봤습니다.
육지에서 배를 타고 몇 시간을 가야하는 울릉도에 사시는 정신지체 장애인인 상호 할아버지의 일상을 그려낸 내용이었는데 상호 할아버지는 이른바 울릉도의 새로운 명물이 되셨네요.(이미 울릉도에서는 대부분 아실테구 방송을 통해 많은 분들이 아시게 되셨으니...) 이른바 상호 할아버지는 울릉도의 유명인물입니다. 혹시나 안 보이시면 어디 아프신 건 아닌지 불안해하고 할아버지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할아버지는 하루도 빠짐없이 도동공원에 출근하다시피 하셔서 어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빗자루를 들고 청소하시고 휴지를 줍기도 하십니다. 주민들의 심부름도 하시며 수레를 끌고, 부두의 허드렛일은 할아버지의 몫입니다. 할아버지는 음악이 흐르면 신명나는 춤을 춰서 부둣가의 아주머니들에게 즐거움을 주시기도 합니다.
공원을 청소하고 주민들의 일을 도와가며 때로는 지게에 짐을 나르면서 삶을 영위하시는 할아버지지만 가끔 주민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밥을 얻어먹는 것이 조심스럽다고 하네요. 그래서 할아버지는 식사를 무료로 제공받으시면 식당에서 일을 도와주시는데 아마 할아버지가 이웃들에게 진 신세를 그렇게 베푸는 게 아닌가 하네요.

방송에 나온 할아버지는 소박하고 순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더군요. 오히려 순박하고 착하게 사는 것을 바보같다면서 비웃는게 요즘 세상인데 할아버지의 삶을 보면 그저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하루에 버는 돈이 몇 천원 정도 밖에 안 되지만 그 돈을 저축하고 교회에 가서 헌금도 내시고 동생을 위해 추석선물도 준비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감동을 받으셨을거에요.
경쟁하는 삶 속에서 뒤돌아 볼 틈도 없이 너무 바쁘게 살아온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만드는 프로그램 같아요. 프로그램에 나온 상호 할아버지처럼 여유를 갖고 때론 뒤돌아보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려볼 여유를 가져보는 게 어떨까 싶네요. 어쩌면 가진 것이 많지 않은 할아버지도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데 우리네는 어떤 삶을 살아온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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