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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흥행성공 도우미?

혼자만의 잡담

by 곰탱이루인 2009. 2. 2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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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막장’이라는 말이 남발되고 있습니다. 내 기억으로는 ‘너는 내 운명’이라는 드라마에서 볼 수 있던 장면이 이제 "아내의 유혹"에 이르러서 일반화가 된 거 같습니다. 최근 막장 드라마의 대표적인 작품은 역시 "아내의 유혹"입니다. 

드라마의 빠른 진행을 원하는 시청자의 입맛을 제작진들이 맞춰주다보니 그 빠른 진행속도에 시청자들이 이제는아무 생각 없이 빠져들고 있는 것입니다. "아내의 유혹"를 가끔 보는 시청자로서 단언컨데, "아내의 유혹"을 보면서 드라마의 문제점이나 극중 캐릭터에 대한 비평과 깊은 생각은 금물인 거 같습니다. 

왜냐하면 시청자들이 이성적으로 극중 캐릭터나 드라마 전개에 대해 비판할 여력을 주지도 않을만큼 빠른 전개로 인해서 윤리적인 가치관에서 비평할 수 없습니다. 드라마를 볼 때는 너무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러가버려서, 시부모의 금괴를 훔친다는 황당한 설정 자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드라마를 본 거 같았습니다. 

사실 애리의 패악은 너무나 버라이어티해서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 중 금괴를 훔친 것은 애리의 패악중 하나에 불과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시청자들이 애리의 패악을 손꼽으라고 하면 순식간에 몇 가지를 댈 수 있을 정도로 그녀가 벌인 행위는 지탄받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애리'라는 악역은 기존의 악역이 가진 면모를 가볍게 비웃으며 진정한 악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욕망에만 지독히 충실한 그녀에겐 시부모라는 존재는 걸림돌 내지 디딤돌일 뿐입니다. 보통 악역이라도 어른을 대할 땐 어려움을 느끼고 대하지만 그녀는 존댓말만 써줄 뿐, 자신의 행복을 방해하는 자라면 시부모라도 용서치 않으며, 그들에게 호통치고, 상을 뒤집어 엎는 행동도 스스럼없이 하는 캐릭터일 뿐입니다.

그리고 웬만한 드라마에서 악역은 어느 정도 꼬리를 잡히면 울면서 회개하고 반성해서 새사람으로 거듭나고 결국 이제까지 벌어진 갈등을 함께 해결하면서 주인공의 선행을 빛내도록 해주는 모습을 보이는데 비해. 애리는 신소희와 신사장, 정하조와 백미인, 정교빈과 하늘이와, 은재 식구들에게 한마디로 그 드라마의 모든 캐릭터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지만 한치의 반성도 하지 않는 진정한 악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은재의 얄짤없는 복수를 당하고 있는 애리에게 동정론까지 생긴다는 말이 들리는데 그런 모습을 보니 악역과 선한 역을 맡은 캐릭터가 바뀐 거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애리의 캐릭터가 뜬금없이 반전되어 평생 속죄하고 산다거나 하면 "아내의 유혹"은 재미가 없어지고 평범한 작품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내의 유혹"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드라마의 생리를 이해할 것 같습니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사이에 두고 고뇌하는 사람의 심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내의 유혹"은 과속질주를 감행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흥행을 나쁘다 또는 좋다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애리’라는 악역 캐릭터의 등장은 너무나 신선한 충격입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막장 드라마"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막장 드라마"로 불리는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다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막장 드라마"라고 비난을 받으면서도 인기를 끈다는 것의 이유도 한번쯤 되새겨 봐야 할 거 같네요. 과연 시청자들이 "막장 드라마"을 원했기 때문에 "막장 드라마"가 제작되어 방송되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드라마가 막장스러운 방향으로 기획되어 촬영된 것인지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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