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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현상은 정부와 보수언론의 합작품?

혼자만의 잡담

by 곰탱이루인 2009. 1. 1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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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에서 경제대통령이라는 별칭을 얻은 미네르바가 며칠 전에 체포가 되어 구속영장을 받았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경제는 물론이고 해외 경제까지 일정부분 예측을 해서 재야의 경제대통령 내지 정부 각료나 경제 전문가들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은 그가 체포가 된 후에는 일개 전문대 졸업자에 백수인 자로 자리바꿈이 되어버렸습니다.

작년에 미국 증시의 폭락과 국내 증시의 폭락을 현직 경제장관, 증시관련 종사자들보다 더 신뢰성있던 미네르바의
글들이 이제는 20억불을 낭비케한 범죄자내지 국제 신인도 하락의 한 원인으로 지목받게 되었습니다. 


경제나 환율분야를 깊이 파고들만한 전문 지식은 없지만 각종 언론에 나온 국내 증시나 담당 장관의 어록을 보면 과연 관련 공무원이나 종사자들이 제대로 업무를 한 것인지 의아스럽습니다.  "원 없이 돈을 써봤다"는 장관이나 일개 전문대 졸업자인 미네르바보다 증시나 환율 예측을 못 한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미네르바에게 과외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미네르바가 구속된 후에 어느 증권업계 리서치 센터장이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미네르바가 전문대 졸업자의 백수가 맞다면 그의 예측능력을 높이 사서 채용하고 싶다"던 내용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수언론의 월간지인 "신동아"에서는 직접 미네르바가 기고한 내용을 실었습니다. 그 후에 미네르바가 체포, 구속되면서 결코 신동아에 기고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한 후에 "신동아"측이 과연 미네르바와 직접적인 접촉을 하였느냐, 또는 "신동아"에 실린 미네르바 관련 내용은 허구 내지 창작에 가까운 내용이 아닌가라는 예상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과연 미네르바에게 붙은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외화 손실이 과연 손가락질을 받을만한 상항이 될까요? 담당 장관이 말한 것처럼 작년 하반기에 미국에서 시작한 경제난으로 인해서 수 백억 불에 해당하는 외환 보유고를 환율 안정에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장관의 적절치 못한 언행(시장과 상반된 언론 인터뷰 내용 등)으로 인해 증시의 폭락도 있었는데 그로 인한 손실에 대한 책임은 장관에게 물어야 할까요? 아니면 공무를 집행하다가 발생한 것은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말처럼 오직 그 책임은 미네르바에게 물어야 할까요?

미네르바의 예측이 상당부분 현실 경제 상황과 맞아들면서 보수언론에서도 미네르바의 새로운 글이나 그의 행보에 시선을 집중하기도 하였습니다. 미네르바가 체포된 후에 중앙일보는 '미네르바의 가짜 학벌에 속은 대한민국'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상상 속의 미네르바(50대의 해외 유학경험자, 관련 업계 종사자, 상위 1% 최상류층)의 모습을 상상하다가 그가 전문대 학력에 백수인 현실에 실망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미네르바의 학력, 무직인 것이 그가 예측한 결과가 거짓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미네르바가 체포된 후에 조중동에서는 미네르바의 학력과 무직자인 것을 주된 포커스로 다뤘습니다. 즉, 인터넷에서 경제 상황을 예측하던 미네르바가 예상외의 전문대 졸업자에 무직자로 포커스을 맞춰서 많은 국민들의 허탈감을 조장한 거 같습니다. 만약에 시골의 농사를 짓는 농부였더라도 그가 예측한 것들이 수십년 관련 업계에 종사하고 한 나라의 재정을 책임지는 공무원보다 더 나은 예측을 했다면 오히려 미네르바를 경제관료로 영입해야 되지 않을까요?

미국발 경제 위기가 있기 전에 정부 관료들과 많은 전문가들은 경제 위기는 없을 거라고 장담했습니다. 다들 박사 학위에 대학 교수나 관련 업계에서 주목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내 경제는 굳건하고 주식을 살 시기라고 발표하였지만 미국발 경제위기로 인해 국내주식은 반토막이 되어버리고 펀드 역시 거의 깡통계좌가 되어버리기도 하였습니다. 국내 산업에서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던 조선, 자동차 회사는 구조조정의 칼바람에 앞에 놓여지게 되었습니다. 상당한 교육을 받은 자들의 예측이 무참하게 빗나가고 일개 전문대 학력의 무직자인 미네르바의 예측은 맞아떨어졌습니다. 

대한민국의 식자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료, 대학 교수, 금융 관련 종사자, 언론 등이 대중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는 국민을 안심시킨다는 목적으로, 금융 관련 종사자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언론은 자신과 이념을 같이하는 정부를 위해서, 경제 위기에 관한 징후들을 회피해버렸습니다. 결국 경제 위기는 다가왔고 그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은 정부, 언론, 금융권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정확한 예측을 한 미네르바를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미네르바로 인해서 외화가 낭비되고 국가 신인도가 하락하였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한 사람에 의해서 그렇게 좌지우지되는 국가 경제가 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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