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로 마음에 들어했던 것은,
커피맛 그것보다는 커피가 있는 풍경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내 앞에는 저 사춘기 특유의 반짝반짝 빛나는 거울이 있고,
거기에 커피를 마시는 내 자신의 모습이 또렷하게 비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나의 배후로는 네모나게 도려내진 작은 풍경이 있었다.
내가 그 조그만 세계를 음미할 때, 풍경은 나를 축복했다.
그것은 또한 아담한 소도소에서 한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해 가기 위한 은밀한 기념사진이기도 하다.
자, 커피잔을 가볍게 오른손에 쥐고. 턱을 당기고, 자연스럽게 웃어요..........좋았어...찰칵.
때로 인생이란 커피 한잔이 안겨다 주는 따스함의 문제라고 리차드 브로티간의 작품 어딘가에 씌어 있다.
커피를 다룬 글 중에서, 나는 이 문장이 제일 흡족스럽다.
-무라카미 하루키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커피를 마시는 한 방법에 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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