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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유혹"이 시청자에게 인기있는 이유

혼자만의 잡담

by 곰탱이루인 2009. 2. 1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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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 프로그램을 통틀어 최고 시청률을 기록 중인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보고 있으면 프로그램 방송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너무 몰입하는 거 같네요. 이토록 출연하는 캐릭터의 감정과 스토리가 변화감을 보여 주는 드라마는 일찍이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일거라 생각합니다. 

드라마 내용이 ‘막장 분위기’라는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만하지만, 등장인물의 치열한 갈등을 기반으로 해서 이 드라마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시청자들의 강력한 중독성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는 거 같습니다. 

과연 무엇 때문에 "아내의 유혹"이 막장드라마라고 비난받으면서도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 캐릭터의 스펙터클한 표정
일주일에 5일간 방송되는 시간 중에서 매일 눈꺼풀을 뒤집으며 분노하거나 울부짖는 악녀 ‘신애리’ 역의 김서형, 그녀가 보여 주는 연기는 폭발적입니다. 아, 그녀는 오염된 인간인가, 길들여지지 않은 야수인가, 아니면 뼛속부터 저주받은 악마일까요?. 
아내의 유혹

극중에서 시아버지의 금괴를 훔쳐 달아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 TV를 망치로 “잇잇!” 하며 까부수다가, 시아버지에게 발각되자 화들짝 놀라는 장면도 있었고, 가로챘던 친구의 남편(정교빈)이 다시 새로운 여성(민소희)과 눈이 맞아 함께 차를 타고 사라지자 절규하는 장면, 금괴를 훔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통보받자 부엌으로 가 미친 듯이 비빔밥을 퍼먹으면서 시어머니를 향해 “이 밥 먹고 정신 똑바로 차려야죠! 온 식구가 똘똘 뭉쳐서 저 쫓아내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는데, 저 이 밥 먹고 버텨야죠” 하는 장면은 이 드라마를 재밌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라고 봅니다.

또한 남편 역을 맡은 변우민도 "아내의 유혹"에서 데뷔 이래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는 거 같습니다. 조강지처를 버리고 재혼한 뒤 또 다른 여성에게 유혹당하는 그의 표정은 순진무구하면서도 멍청한 캐릭터를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적설적이고 원색적인 대사
“내 인생 송두리째 앗아간 죄, 평생 다 갚고 죽어!”로 대표되는 이 드라마의 대사는 직설적이고 원색적입니다. 하지만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특정 단어가 반복 등장하면서 인물의 캐릭터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간 시어머니(금보라)가 한탄하며 못된 새 며느리에게 내뱉는 대사에는 ‘철심’이란  단어가 반복되면서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아유, 세상에. 내가 눈에 ‘철심’을 박았지. 저런 살쾡이를 며느리 삼고 싶다고 내가 그 난리를 피웠다니….”
“얘가 ‘철심’을 씹어 먹었나? 어떻게 시부모 앞에서 염치도 자존심도 없이 큰소리야! 내가 이걸 그냥!”

이 드라마의 대사는 한 번만 들어도 쏙쏙 들어오는 거 같더군요. 첫 번째 이유는 대사에 감춰진 운율 때문인데 리듬을 타고 살짝살짝 변주되는 대사들은 유치하면서도 묘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자신을 버린 남편에게 복수를 다짐하면서 주인공인 민소희(장서희)가 읊조리는 대사는 리드미컬하게 느껴집니다.
아내의 유혹

두 번째 이유는 창의적인 비유법 때문. 일견 진부한 듯하면서도 곱씹어보면 살아 꿈틀거리는 은유법이 대사 곳곳에 등장합니다. 
“어떤 남자가 바람을 피웠다면 그 남편을 지키지 못한 부인에게도 책임이 있어. 사랑엔 유통기한이 있단 얘길 하고 있는 거야. 냉동보관을 하든, 방부제를 뿌리든 사랑이 썩지 않게 네가 신경 써야 했어.”

“아이고! 초록은 동색이고, 가재는 게 편이고, 단무지는 자장면 편인데…. 그놈이 그놈이지. 핏줄이 어디 가겠어요?

아마 시청자들은 "막장드라마"라고 비난을 할지언정 극중 캐릭터나 내용에 공감해서 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발생할 수 없지만 드라마의 캐릭터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한다거나 자신을 드라마의 캐릭터인 것처럼 느끼고 시청하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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